1995년, 중앙투자신탁에서 일하고 있던 큰누나가 실적/평가가 좋아 일본 연수를 갔다.
도쿄에 가면 들르는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에서 당시 한국돈으로 30만원 정도 주고 샀다고 한다.
양곡리 밭에서 찍은 하얀 뭉게구름 사진이 정말 예쁘게 나와,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장면이 머리속에 남아 있다.
아버지께서 잘 쓰시다가 장롱에 들어간 후 언젠가부터 행방불명되었다.
부모님 집을 뒤져보고, 모든 가족들에게 물어봐도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.
우리집 유일한 장롱카메라인데, 많이 아쉬웠다.
하여, E-Bay를 뒤지고 몇 번의 눈치싸움 끝에 동일 기종 대체품을 낙찰받았다.
사진기르 받고 작동해보니 다행이 모든 기능이 이상없었고, 날짜도 현재의 날짜로 잘 맞춰졌다.
알콜솜으로 외관을 청소해주니, 잔기스 하나 없이 새것과 같았다.
너무 기뻤다!!
추석 즈음해서 제일 좋아하는 필름을 끼우고 찍어봤다.
생각했던 대로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.
SLR은 노출을 정확하게 못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, 뮤2는 아주 정확하게 잘 맞췄다.
아래의 구름사진만 봐도, 밝고 어두운 부분을 아주 잘 표현해주었다.
30년 전 양곡리 밭에서 찍은 그 구름사진만큼 이쁘게 잘 나왔다.
경통을 움직이고 난 후에 사진을 찍으면 경통빛샘이 발생하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.
하지만, 오래 사용하기 위해 남대문 스피드카메라에 수리를 보냈다.
돌아오면 나도 찍고, 큰누나도 찍어보게 해야겠다.
진짜 그 장롱카메라는 아니지만, 즐거운 요소가 생겨서 기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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